어느 순간엔가 라멘에 대한
열정이 잠깐 식게 되는 날이 있었다.
그렇게 믿었던 자주 다니던 곳의
라멘 맛이 예전만큼 못하다는 것을...
물론 그 라멘집의 컨디션이 안좋았던
날일 수도 있었지만
임팩트가 강했던 그 날의 기억과는 달리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뭔가 제대로 띵! 하게 만들었던
기억을 찾고 싶었지만 어려울거 같았던 와중에
우연찮게 알게 된 라멘집.
이미 홍대에 꽤나 오랜 기간
정착했다는 돈코츠 라멘 맛집이라고 하는데
그 만큼 내가 오랜 기간
홍대에 잘 가지를 않았던 점 때문인가..
살면서 잘 몰랐던 라멘집이었던거 같다.
이름은 지로우 라멘.
시력이 나빠서 그런가..
도로우로 본 내가 바보인듯.
심플한 메뉴 구성.
라멘과 덮밥. 그리고 음료수 정도.
그리고 농도 조절과 면의 익힘 정도를
선택할 수 있는 지로우 라멘.
일본식이니까 당연히 진하게.
그리고 면은 덜익히도록.
일명 카타메로.
점주 국내산..
무뚝뚝한 분위기속의
깨알같은 센스.
가게가 좁은 만큼
부엌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햔 열기와 수증기가
매장 내부에서도 느낄수 있다.
그 만큼 꽤나 계속 끓이는 육수라는
의미가 될 수도...?
심플하지만 전형적인 라멘집 분위기
느껴지는 조촐한 테이블 구성
그리고 한국 라멘집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김치.
그리고 마늘의 여부를 물어보길래
당연히 달라고 했다.
내 구강상태는 순결하니까~(??)
나같이 눈 나쁜 사람들도
가까이서 보라고 냅킨 케이스에도
붙여놓은 메뉴판.
그냥 맛있는 국물에
라멘이 땡기던 날이었기에..
드디어 나온 지로우 라멘.
모 라멘 블로거가 극찬한 맛집이라고
그렇게 아우성 했지만
큰 기대는 안했는데
육안으로 봐도 진해 보인다.
조...금...만 기대해 보지.
뽀얗고 진해 보이는 국물.
첫 외관부터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한장씩 얇게 잘라져 나온 챠슈와 달리
조금은 큰 한입 거리로 나온 1장의 챠슈.
그리고 깨가 뿌려진 숙주와 파.
그리고 정말 잘 삶아진 반숙 달걀.
계란을 환장할 정도로 먹는 국가가 아닌
대한민국 답잖게 일본 현지의 라멘보다
더욱 잘 삶은 우리나라의 라멘집 종특.
휘휘 저어가면서 면의 탄력...
그리고 국물의 점성...
얼마나 진하면 육수의 윤기가 좌르르..
그리고 탱탱거리는 듯한 면과 스프의 조화.
면도 한입, 챠슈도 한입
그리고 국물도 한입 호로록.
캬.... 갑자기 예전 처음에 먹었던 라멘의 기억.
대가리를 시원하게 띵! 하게 때리는 듯한
느낌이 화악~! 올라온다.
이거...그냥 라멘만 먹기 아까울 정도의 퀄리티인데?
개인이 하는 로컬 라멘집 치고
놀라울 정도로 진하고 맛있다.
제면기도 없었던거 같은데 면도 놀라올 따름의 맛.
에이씨... 안되겠다!
맥주 한잔 주문!
국산 생맥주가 없어서
먹은지 안먹은지 감질맛 나는 양의
일본 맥주를 안마실려고 했는데..
이건 도저히 참을수 없다!!!
아껴둔 반숙 달걀과
맥주 한잔 올킬을 위한 영접!
오호호호호...
장난 아니구만 기래!?
하... 무사히 라멘으로 시작해서
맥주까지 영접 완료한
뜻하지 않았던 라멘 완식! 피니쉬!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맥주는 안 시키려고 했는데
맥주까지 불러버린 이 맛..
워낙 멀어서 또 갈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어질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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