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라멘씬도 어느샌가 높아졌다고 한다면
굉장히 높아졌다고 할 정도로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그런 점에 있어서 서울에 라멘씬도 이제는
단순한 쇼유계열, 돈코츠 계열을 벗어나서
마제소바와 지로계까지 이제는 굳이 일본을 안가도
왠만하면 본토급은 아니어도 본토 만큼 하는 곳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시기가 된 듯 하다.
하지만 그 만큼 일반 국밥음식과 달리 라멘이라는 음식
특징이라고 해야할까.. 체력소모가 많은 만큼
그에 따른 조기소진이라는 크리티컬을 맛보는 경우도
간간히 보곤 하는데 이번 포스트에 방문한 곳도
그런 연유에 따라 좀 늦은 포스팅이 된 듯 하다.
서울 홍대입구역. 정확히는 상수역 인근..
홍대거리쪽에 위치한 일본 라멘 전문점
라멘반라이
이 쪽 라인의 라멘집은 정말 오랫만인 듯 하다.
사실 이 가게 바로 옆이 예전에 한창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켄비멘리키라는 라멘집이 있었던 곳이다.
비록 장기간의 휴업과 업주 변경 및
퀄리티 저하에 따른 어느 누구도 찾지 않는
그저 그런 라멘집으로 변하고
폐업한지 꽤 됐지만 말이다.
이 곳은 개업하고 얼마 안됐는데
간만에 생긴 정석 스타일의 돈코츠 라멘집이라서
기대하는 바가 다들 컸는지 한동안 재고 소진의
여파가 커서 못갔으나 최근에 더위와
휴가시즌에 맞물려서 후다닥 먹고 싶었던
츠케멘을 경험해보자 기회를 잡아 다녀왔다.
이 곳의 라멘 메뉴는 생각보다 많았다.
돈코츠계열의 라멘부터 시작해서
비빔 계열의 탄탄멘, 아부라소바
그리고 시오, 쇼유... 츠케멘...
사이드 메뉴를 보면 다른 곁가지 따위
없이 군더더기 없다 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라멘 종류가 많다는 것은
잘못 생각하면 전문성이 없거나 공장제를 쓴다는
나쁜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게 한다.
하지만 이미 인스타에서 보고 온
후기나 내용도 알수 있었고
더불어 단박에 깨버릴 수 있었던
마지막 요청 멘트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미리 말하지만 어줍잖은 라멘집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잘 하는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넓은 매장이지만 전부
다찌 스타일의 좌석이다.
쓸데 없는 피규어나 장식 따위 다 집어 치우고
그저 라멘 하나만으로 깔끔하게
던지겠다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심플한 인테리어..
그리고 좌석보다 공간이 넓었던 주방.
최소한의 육수를 내는 공간을 생각해보면
주방의 넓이는 이래야 맞다라고 생각하는게
필자의 입장.
다른 라멘집들과는 달리
이 곳 홍대 상수 라멘 반라이에는
테이블에 별도의 조미료통이나 반찬통을
비치하지 않았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안내사항에도 써있긴 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제공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제공받아서 먹는것을
필자는 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개인적인 부담감이라고 해야할까...
필요할 때 내 맘대로 중간에 뿌리고
맛조절을 하는 재미가 있는데
달라고 하면 왠지 번거롭기도 하고
다른테이블에서 사용중이면 달라고 하기도
민망하고 중간에 가져가는 그런 것 때문에
개인적으로 요청해서 받는건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무튼 모든 가게가 다 내 취향을
맞출 수 없는거고 룰에 따라 감안을
해야 하는것이니 그러려니~
그렇게 약 십수분 정도 인고의 시간을
가지고 나온 츠케멘.
처음 왔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로지 라지 사이즈로 달려본다.
아... 역시 라지...양 많아...좋아좋아
살찌는건 참 안좋은데 말이지...ㅠㅠ
딱 그럴듯한 구성이다.
아부리한 스타일이 아닌 족발처럼
삶아서 차갑게 식혀놓은 챠슈.
그리고 멘마와 아지타마고...
두꺼운 면 위에 잘 가지런히 토핑이 되어 있다.
그리고 츠케멘의 주인공 격인 츠케지루 스프
다른 츠케멘 집들의 국물과는 달리
이 곳 반라이 라멘의 츠케지루 스프는
나루토 마끼라는 어묵이 올라갔고
각종 가루타입의 조미료가 살포시 올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첫 영접은 면발로부터 시작이다.
두꺼운 질감의 잘 삶아진 면을 차갑게
헹궈서 나오는 면의 맛은 뭐 말할 것도 없다.
여기도 직접 제면한 느낌이 들긴 한데
여느 츠케멘 좀 한다는 곳들에서 느낄 수 있는
수준의 두꺼운 면맛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츠케지루.
다른 츠케멘 맛집들이라고 불리우는
라멘집들의 츠케지루와는 달리 이 곳의
츠케지루는 굉장히 묽다. 점도가 낮다.
하지만 분명 묽다고 맛없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츠케지루 스프의 점도가 높다는 것은
면이 국물을 잘 부착해서 맛을 더 느끼게끔
해주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점도가 낮은 대신에 츠케지루의 맛이 굉장히
진하고 감칠맛이 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묽다고 하는 수준의 완전 국물 수준이 아닌
딱 중간 수준의 끈적함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적당히 잘 묻어나면서 너무 많이 안묻어나는
느낌의 딱 적절한 느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기본적으로 중간수준의 점도를 선택한
대신에 감칠맛과 진한 맛을 확 올려서
국물 느낌처럼 묽지도 않지만 너무 되직하지 않으면서도
잘 묻어나게끔 맛을 면과 함께 어울리게 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한가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라멘 먹을 때 꼭 주문하는 맥주.
맥주는 미안하지만 불합격 던지겠다.
거품의 양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거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맥주만큼은 거품을 좀 줄이고 맥주의 양을
정석에 맞게끔 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근데 몇몇 사람들이 그런다.
왜 라멘이라는 탄수화물에 위주머니가
팽창되는 면류를 먹으면서 맥주가 넘어가냐
그런 소리를 하는데 고기류의 짭쪼름하고
진한 맛의 스프에 맥주를 마셔보면
왜 라멘에 맥주가 어울리는지
먹어본 사람들은 알게 되는 법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저 거품은
상당히 아쉬움을 많이 갖게끔 만드는 대목..
그래도 챠슈도 야무지게 우걱우걱 하면서
맥주도 한잔 크으으~~~~
아부리한 챠슈와는 달리 느끼함이
덜 한 족발 스타일의 챠슈스타일이라서
자칫 느끼함의 부담감을 더블로 가져갈 우려와는
달리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
사실 필자는 언제나 얘기하지만
챠슈에 큰 로망이 없는 사람이라
없어도 그만인 사람인지라 있으면 고맙고
없어도 그닥 문제는 없는 사람이었다.
또 맥주 한잔 벌컥벌컥하면서
남은 츠케지루를 먹기위해서 와리스프가
있는지 물어봤는데...
"청탕하고 백탕중에 어떤걸로 드릴까요?"
아.....
그렇구나... 청탕으로
시오라멘이나 쇼유라멘을 만들고 백탕으로
돈코츠 라멘과 츠케멘을 만드는구나..
육수를 두가지 베이스로 놓고서
살짝 응용해서 라멘 위주로
다양한 메뉴를 만들어 파는것을 알 수 있었다.
와리스프가 없을줄 알았는데 다행이도
있었기에 남은 스프에 백탕 와리를 넣어서
호로로록 국물처럼 마셔서 마무리를 하였다.
그렇게 완식 완료 피니쉬!
부천의 모 라멘집, 당산동의 모 라멘집
처럼 한국 남편, 일본 마누라인 한일부부가
직접 경영하는 라멘집인듯 한 분위기가
영수증에 써있는 대표자명에서 알 수 있었다.
보통 이제까지 먹었던 1티어라고 할 수 있는
츠케멘집들의 특징이 걸쭉하고 진한 맛이라고 한다면
이 곳은 다른 방법으로 1티어를 노린듯 해 보였다.
걸쭉함을 살짝 줄이는 대신에 진한맛을 더 높인다.
게임으로 치면 지능 높이기를 줄인 대신에
파워 올리기를 확실하게 한다.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다른 방법으로 신스틸러를 노리는 느낌.
마지막에 나가려고 하니
다른 곳에서는 상상도 못한 후식을
제공해주시고 참 잘먹고 나왔다.
뭐든 내 입맛에 맞는건 없지만
어찌됐건 필자에게 있어서 또 다른
츠케멘 잘하는 집을 또 찾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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