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와 서초구가 극명하게 반으로 딱 쪼개지는 지점이자 보통 모임을 가지다 보면 사당역에서 줄곧 모이기 때문에 사당을 자주 가곤 했지만 이날은 유난히 사당보다는 이수역이 땡기는 그런 날이었다. 특히나 사당역은 경기도로 나가고 서울로 들어오는 인구가 워낙 급격하게 많다보니까 정신없는 것을 싫어하는 나 미네스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곳이다.
예전에 오락실을 자주 다니던 걸 기억해서 이수테마파크라는 오락실에 잠시 들러서 유비트도 하고 이니셜D도 하면서 모임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보이던 이베리코흑돼지에서 식사를 하자던 선배의 말대로 이 곳에서 고기를 구워먹기로 했다.
흑돼지가 전문인가? 흑돼지를 굉장히 강렬하게 강조를 해 놓은 느낌이 들었다. 대체 이베리코가 뭔가 하고 검색해보니까 도토리를 먹여서 키운 스페인산 흑돼지? 그런 의미라고 하는데 어차피 돼지고기는 잘만 구워먹음 되는 것이요. 육류면 뭐든 어떠하리~ 라는 생각으로 들어가게 된 이베리코 흑돼지의 간판.
대체적으로 여기도 고기를 구워먹다 보면 옷에 냄새가 싹 베기 좋은 분위기이다. 다행이도 바깥에 마당자리가 있다는 반가운 이야기에 우리는 바깥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고기를 구워먹기 싫은 이유는 바로 옷에 냄새 베는게 너무도 싫다는 이유가 내게 있어서는 굉장히 크기 때문이기도 하니까.
메뉴는 뭐 대략 요런 느낌인데 우리도 그냥 스페인산 흑돼지 모듬으로 한판 시켰다. 제주 흑돼지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제주 흑돼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다가 실망만 얻고 굉장히 가격 거품이 크다는 생각을 해버렸기에 극구 만류하여 조금 더 저렴하면서도 실망 안할만한 걸로 가자고 선배들에게 제안을 해버렸다.
각가지 찬거리는 뭐 똑같지. 김치, 샐러드 쌈거리, 찍을거리, 파채무침. 그리고 먹을 때 사용할 연장들.
그리고 불판에는 김치와 멜젓. 저 멜젓에 찍어먹는 맛이 정말 내게 있어서는 일품이라고 생각한 유일한 제주도의 자랑일듯. 그 외에는 그냥 다 그저 그랬던 기억 때문에.
고기가 나왔다. 이 정도의 두께는 너무나도 환영이다. 씹는맛도 일품이고 작게 썰어도 두툼하고 오히려 식신들이랑 있을때는 두개씩 못먹게 규제를 한 후에 한개씩 먹게만 해도 나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두께도 두께인 만큼 굽는데는 다소 시간이 소요된 듯 싶었다.
두껍게 잘 썰어둔 고기의 자태보소. 정말 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옷에 냄새벨까봐 안먹게 됐던 고기를 간만에 맛본다. 집에서도 가급적 고기 구워먹지 말라고 아우성 지르는데 오늘은 바깥이니까 매우 좋지. 옷에 냄새도 안베기고.
멜젓에 하나 콕콕 찍어서 한입 냠냠. 아주 좋다. 이정도 씹는 맛은 아주 굳굳!
개인적으로 국내산이라고 무조건 맛있다는 생각을 가지지도 않고 수입산이라고 무조건 맛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페인산이라고 하지만 이정도 라면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씹는맛도 아주 좋았고 양도 적절했다.
역시 직접 돈주고 직접 사먹은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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