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역이 지금 글을 쓰는 시점
(필자는 시간 관계상 왠만한 글들의
절반 이상이 예약글이다.)
이 곳에 계속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다.
답답하고 사람에 치이는 동네를 좋아하지 않고
조금은 조용한 동네를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반면에도 꽤나 추억에 깃들만한 식당이
존재해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힘겨운 와중에도
소소한 힘을 주는 맛이라고 해야할까..
눈썰미가 좋다면
이 글씨를 보면 도쿄가 생각날 것이다.
신숙이라는 이름의 칼국수 전문점이다.
신숙은 일본드라마나 일본여행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단박에 눈치챌 것이다.
일명 신주쿠라는 도시.
도쿄 여행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본적으로 모를 사람들이 없는 지역 이름.
이 동네에서는 꽤나 오래된 노포 맛집이라고 한다.
사실 필자도 몰랐던 곳인데 이렇게 사람은
오래살고 봐야한다.
메뉴판은 딱히 없다.
칼국수가 이 곳의 모든 메뉴의 전부.
일찍 온 덕분에 자리가 넉넉했지만
불과 5분만에 여기도 꽉찼다.
바로 앉자마자 세팅되는 상차림.
메뉴는 암묵적으로 칼국수와 빈대떡이 전부.
이미 앉자마자 머릿수대로 칼국수 준비를 해준다고 한다.
눈치보여서 찍어본 빈대떡 사진.
사진찍는걸 극도로 싫어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기에 소심하게 빈대떡 한조각만 찍었다.
근데 정말 맛있다. 이런 곳 처음이다.
이렇게 맛있게 잘하는곳이었나?
왜 몰랐을까...
모자랄까봐 제공되는 애기밥.
먹기 싫으면 뚜껑을 덮어놓자.
건장한 남성들이라면 한끼 거나하게
먹기 좋은 사이즈.
하지만 필자는 양이 줄어든 관계로
그냥 밥은 뒷전으로...
드디어 나온 칼국수의 자태..
호오... 면 색상이 특이하다..
시금치가 아닌 다른 채소를 이용하여
면의 색상을 낸 듯한 느낌인데
국물은 딱 봐도 멸치육수나 고기육수와는
다른 느낌의 새로운 개념의 육수이다.
고명 하나하나가 굉장히 미니멀한 깔끔함의 그자체.
면과 육수의 조화가 신기하다.
어디서 먹어보지 못한 스타일의 칼국수이다.
어떻게 이런 스타일의 칼국수가 탄생했을까..
뭔지 모를 가케우동의 느낌이 드는 육수 향이다.
가쓰오의 풍미가 가득하다.
그리고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
어디서도 맛보기 어려운 느낌의 맛이다.
면의 식감도 매우 좋다.
소소한 계란지단 고명과
버섯고명...그리고 국물 한숟가락..
향이 진하지도 않으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뭔지 모르게 진득하게 맛봐야 진가를 발휘한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 이거 보통 맛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정신없이 면 한가닥도 안남기고
배불러서 결국 국물 바닥 조금 남긴거 외에는
없는 피니쉬샷을 찍어버렸다.
여기는 분명 점심시간에는 예약도 안받는
보통 이상의 행렬을 하는 유명한곳이라고 한다.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부모님한테도 소개해줄 자신있는
그런 식당을 오랫만에 발견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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