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임실호국원 다녀왔을때 꽤나 괜찮다고 했던 중국집 음식의 퀄리티가 영 아니올시다 싶은 퀄리티여서 실망한 찰나.
왜,, 그런곳이 맛집으로 불리냐 싶을 정도로 의문이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임실공용터미널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한 김에 여럿 블로그의 후기 글을 보고 간 곳이다.
여긴 나보다는 어머니가 먼저 맛 본 곳인데 군인들이 그렇게 많이 온다고 그랬다.
내 예전 기억에 의하면 군인이 많은 곳은 중화요리 은둔 고수라고 생각하기에. 일단 가봤다.
흥용각. 흥룡각도 아니고 홍용각도 아니다. 흥이다. 흥용각. 중화요리 전문점.
여느 읍내에 있는 자그마하고 오래된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느낌의 동네에 위치한 투박한 중국집이다.
과연 맛집일까 아닐까.. 내심 살짝 기대해본다.
시골. 그것도 군 단의 사이즈의 중화요리 중국집 식당 치고는 가격이 다소 쎈편.
짜장면을 기준으로 보면 서울하고 별 차이는 없다.
약간은 야박한 양파인심. 단무지 인심은 낭낭하니 낫베드한데 난 솔직히 내 뱃속의 내장지방을 빼내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양파와 식초를 먹는 사람인데 허허..
더 달라면 더 주니까 뭐 상관은 없다. 밥을 시키면 김치도 같이 나오는데 김치가 꽤나 먹을만 했나 보다.
원래같으면 나는 짜장면을 주문하려고 했으나 물짜장이 그렇게 특이하고 맛있다는 소리가 있길래 물짜장을 주문하였다.
부모님은 볶음밥과 잡채밥.
우선 나와준 볶음밥. 짜장 인심 후하다. 어마어마한 밥의 양.
그렇다고 양만 많은 허접한 볶음밥의 느낌이 아녔다.
기름만 많고 느끼한 엉성한 볶음밥하고 달리 그릇에 흥건한 기름이 없다.
그리고 잡채밥. 쌀밥은 뭐 밥솥으로 지어서 갓 따뜻하고 포슬포슬한 잘 지어진 밥.
웍질 꽤나 쎄게 들린 후에 나온 잡채의 위엄. 이거 퀄리티 좋다.
코로 느껴지는 불향. 그리고 기름만 많이 써서 맛없게 볶은 기름 흥건한 잡채와는 느낌이 달랐다.
요즘 서울에서도 제대로 된 잡채밥 먹기 힘든게 예삿일인데 제대로 된 잡채밥 만났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예전에 어떤 요망한 맘충이 꼴랑 짜장면 한그릇 시켜놓고서는 아이 먹게 만두도 같이 주세요~
아이 먹을꺼고 동네 장사인데 만두 한두개 주는건 당연하다는 듯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맘충.. 여기오면 참 좋아하겠다. 우리 끽해봐야 식사류 세개밖에 안시켰는데 두당 2개씩은 낭낭하게 먹을 수 있는낭낭한 군만두를 서비스로 제공해줬다. 물론 시판용 만두이지만 이런 불경기에 이 정도의 서비스는 정말 훌륭하다.
혼자 왔을때도 제공되는지 모르겠다만 그 맘충.. 이 글 보면 분노가 낭낭하게 차오르겠지?
그 아이 참 신기하게 생겼다. 짬뽕도 아닌 것이 짜장면도 아닌것이 국물은 없는데 국물은 아니다.
분명 짜장면처럼 점성도 있다. 하지만 짜장면의 향은 전혀 없다.
데프콘이 먹던 그 물짜장의 호기심을 여기서 1차로 해결을 하기 시작할 줄 알았는데 먹기 전부터 망설여지기 시작한다.
얼핏 보면 짬뽕의 재료들과 같은 느낌.
면 한번 잘 뽑았다. 가늘가늘 하니 일반 적인 짜장면의 면발보다 가늘어서 양념이 잘베면서도 면의 씹는 면적보다 양념이 묻어 나오는 면적이 더 넓어서 기분이가 아주 좋다.
생각지도 못한 오징어와 자잘한 새우. 그리고 꽃게 반마리. 이게 왠 호사일까.
얼큰한데 분명 짜장면은 아니다. 하지만 짬뽕도 아니다. 볶음 짬뽕이라는 요망한 메뉴와는 또 차원이 다르다.
아 이거 은근 계속 중독된다.
매콤한데 짜장면의 점성 느낌이 잘 살아 있다. 그냥 새로운 메뉴같은 느낌이다.
춘장이 안 들어갔는데도 짜장면 먹는 느낌과 흡사한 듯 흡사하지 않은 의문심이 남는 맛이다.
뺏어 먹은 볶음밥. 짜장 딱 적절하게 잘 만들어졌다.
웍질 쎄게 돌리고 나온 잡채밥에 걸맞게 역시 볶음밥도 기름이 덜하면서도 고슬고슬 잘 볶아진 볶음밥의 느낌.
밥만 먹었을때의 고슬고슬 알알이 식감이 잘 느껴지는 볶음밥하며, 짜장소스의 맛은 짜장면도 맛보고 싶어진다 싶을 정도의 괜찮았던 맛.
물론 여기보다 더 맛있는 맛집은 맛을 것이다. 특히 짜장면 같은 경우는 말이다.
일단 이 날의 내 기분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전북 임실이라는 지역 특성상 쉽게 가기 어려운 지역이기 때문에 다음에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분명 저 물짜장의 맛은 언젠가 또 기억을 더듬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날 맛 본 물짜장과 볶음밥의 맛은 그대로 기억하도록 노력해 볼 것이다.
<직접 돈 주고 사먹은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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