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하지만 재밌을듯한
위스키의 이야기.
술이란게 다 그렇지만 특히 위스키는
왠지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질 정도로
몸값이 천차만별임에 분명하다.
그럼 이러한 위스키.
오늘은 역사와 토막상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좀 올려보려고 한다.
1. 위스키의 증류
효뫄와 같은 발효 작용으로 만드는 발효주가
자연에 있는 화학현상을 활용하여 만든 술이라고 한다면
증류주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인위적.
아니, 인류의 기술발전기술로 만들어진 술이라고 보면 된다.
발효된 술에 열을 가해 끓는 점이 물보다 낮은 알코올을
추출해서 만드는 증류주는 끓는 점의 차이를 이용하여서,
액체 상태의 혼합물을 분리하는 기술을
통하여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기원전 2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의
바빌로니아문명에서 원시적인 증류 장치를
만들어서 사용한 기록이 존재한다.
이 증류기술은 주변 지역으로
천천히 전파되기 시작했는데
기원전 5세기경에 인도까지 전파되었으며,
기원후 1세기경에 고대 그리스로
증류기술이 전달됐다고 한다.
초기 증류기술은 빈약한 탓에 술 제조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숯을 만드는 과정에서
증류 기술을 이용하였으며,
고대 그리스에서는 선원들이
바닷물을 끓여 식수를 만들기 위해 사용했다고 한다.
향수를 만들 때 또한 증류법을 사용하는 등의
주류 외에 다른 물질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한 기록이 존재한다.
[자비르 이븐 하이얀]
자비르는 의학 및 화학과 관한 여러 기술을 연구하며
많은 실험을 하던 중 알코올을 추출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천연 상태에서 와인을 발효하는 도중에
와인 안에 생긴 불순물을 태워서 소각시키고
그 정수액을 분리해서 원래의 와인보다
더 강한 응집물을 얻어내게 된다.
자비르는 이것을 ‘al kuhul(알코올)’이라고 불렀다.
이 단어는 원래 아랍계의 여인들이 속눈썹 화장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화장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도 한다.
이슬람 화학자들이 개선한 증류법은
십자군 전쟁에 참전한 유럽인들을 통해
12세기경에 중세 유럽으로 전파되는데
처음에는 당시 유럽에 유행한 연금술을 위한
중요한 기술로 연금술사들이 사용했다고 한다.
[십자군에 의해 중동의 우수한 증류기술이 유럽으로 전파되었으며.
아시아 지역은 이 역할을 몽골이 대신 하였다.]
하지만 연금술사들이 증류를 통해 얻으려고 했던 것은
알코올이 아닌 금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한동안 증류주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13세기에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교 의학 교수였던
빌뇌브 교수가 만병통치약을 찾기 위해
증류기술을 사용하던 중 알코올을 다시 찾아내는데
교수는 알코올에 만병통치의 영험한 기운이 들어있다고 확신했고,
이 증류주(알코올)에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으로
생명수(aqua vitae, 아쿠아 비떼) 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한다.
15세기가 되어 독일의 연금술사 ‘브라운 쉬바이그’는
저서 ‘증류기술’을 저술 하였는데
1512년 출판된 이 책은 증류법만 독자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으로 이후 여러 판본으로 번역되어
전 유럽에 증류법을 알렸다고 한다.
이후 증류법은 증류주의 생산을 촉진했고,
거대한 증류기를 이용한 위스크, 브랜디, 보드카, 진 등의
생산이 이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 위스키의 역사
위스키는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주류 중 하나이다.
위스키의 어원은 고대 게일어의 “Uisge-Beatha”라는
단어에서 나왔다고 하며 ‘생명의 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단어가 변해서 “위스게바하(Usquebaugh)”가 되고
위스게바하는 이후 “어스퀴보(Usquebaugh)”,
“우슈코(Uisqe)”를 거쳐서 “위스퀴보(Wiskybae)”가 되는데
그 뒤에 어미가 생락되면서 오늘날의 “위스키(Wisky)”가 된 것이다.
위스키를 제일 먼저 만든 곳은 아일랜드라고 하는데
기독교의 전도사인 생 패트릭(St.Patrick, 387~461)이
아일랜드인에게 가르쳐준 증류 기술로
술을 만드는 것이 위스키의 시작이라고 하고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는 거의 동시에
위스키 제조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위스키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12세기경이 되어야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1172년 잉글랜드의 헨리 2세가 아일랜드를 침입했을 때
주민들이 보리를 발효한 다음 증류해서 만든 술을 즐겨 마셨고
이것을 “생명의 물(Usque-baugh)”라고 불렀다고 한다.
위스키도 15세기경까지는 다른 술처럼 수도원에서
성직자들이 주로 만들었다고 한다.
중세까지만 해도 먹고 남은 곡물로 증류주를 만들 만큼
높은 경제력과 뛰어난 화학 기술을 가진 곳은
수도원밖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럽에서 맥주와 와인을 주로 생산하던 곳이
수도원이었던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534년 헨리 8세의 이혼 문제로
영국 가톨릭 교회가 폐쇄되고 수도원의 증류 기술자들이
민간으로 흩어지면서 위스키는 민간에서 만들게 된다.
18세기 초반 위스키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1707년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합병해
대영제국이 탄생하면서 잉글랜드에서만 시행하던
몰트세를 1713년부터 스코틀랜드에도 부과하게 된다.
불만을 품은 스코틀랜드의 증류업자들은
폭동을 일으키면서 일부는 산속에서 밀조하고
또 일부는 몰트세를 줄이려고
다른 곡물을 섞어서 위스키를 만들게 된다.
산속에서 밀조하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특색이 없었던 위스키의 향과 색에
지금과 같은 특징이 생겨나게 되는 사건이었다.
원래 몰트는 햇빛 아래서 자연스럽게 말렸지만,
산속에서 밀조하면서 숲 때문에 자연 건조가 어려웠다.
증류업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트(Peat)를 태워
그 열기로 몰트를 말렸고, 이 과정에서
피트향이 자연스럽게 몰트에 배게 되었다고 한다.
허가 없이 몰래 만들었기 때문에 증류업자들은
위스키를 시장에 내놓고 팔 수가 없었다.
판매가 빨리 이뤄지지 않자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저렴한 용기가 필요했던 증류업자들은
이런저런 용기를 찾다가 스페인에서 셰리 와인(Sherry Wine)을
수입할 때 사용한 오크통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증류업자들은 위스키를 셰리 와인이 들어있던
빈 오크통에 저장했고 오크통에서 장기 숙성되면서
오늘날 호박색을 띈 위스키가 탄생하게 된다.
밀조가 성행하자 이를 양성화하려고 아일랜드의 지주이자
상원위원인 알렉산더 고든이 1823년에 소규모 증류업소에서
저렴한 세금으로 위스키를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조세법을 제안했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서
새 위스키법이 공표되어 많은 밀조업체가
면허를 취득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려고 시도하는데
이 때 최초로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더 글랜 리벳(The Glenlivet)의 조지 스미스라고 한다.
1826년 영국의 로버트 스타인(Robert Stein)이
연속식 증류기를 발명했지만 실용화되지는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1831년에 아일랜드의 아이나스 코페이(Aeneas Coffey)가
로버트 스타인의 연속식 증류기를 개량한
새로운 연속식 증류기를 발명하고
특허를 내면서 널리 퍼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위스키 대량생산의 태동이 바로 시작이었다.
1880년경 유럽의 포도밭이 필록세라의 공격으로
황폐해지자 와인과 브랜디의 생산이 급감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당시 영국의 상류층이 즐겨 마시던 술은
프랑스에서 수입한 와인과 브랜디였는데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런던에서
와인과 브랜디가 바닥나는 상황까지 오게 된다.
그러자 대체재로 급부상한 것이 위스키였고,
이후 위스키는 영국을 상징하는 술로
세계 곳곳에 퍼져 나가게 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인지도 있는 위스키는
Scotch whisky(스코틀랜드), Irish whisky(아일랜드),
American whisky(미국), Canadian whisky(캐나다)가 있다.
그리고 각각 위스키 제조에 대한
독자적인 방법과 규정을 가지고 있다.
3. 위스키의 종류
1) 스카치 위스키(Scotch Whisky)
스코틀랜드의 위스키로 현대 위스키의 표준이자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위스키 중 하나.
다른 위스키와의 차별점으로는 맥아를 피트로
훈연한 다음 알코올 발효와 캐스크 숙성을 거친다는 점.
영국 스카치 위스키 규정인 SWR2009에 따라
5가지로 분류되는데 분류 기준은 주재료나 배합에 따른 것이며
스카치 위스키만의 규정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는 이 규정을 지킬 의무는 없다고 한다.
2) 몰트 위스키(Malt Whisky)
주재료로 맥아만 사용하여 만든 위스키.
맥아로 얻어진 밑술을 증류하고 여러 증류소에서 나온
증류 원액을 혼합하여 숙성시킨 위스키다.
몰트 외에 다른 재료가 섞이지 않은 위스키의
총칭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이다.
3) 그레인 위스키(Grain Whisky)
맥아가 아닌 다른 곡물을 주재료로 사용한 위스키다.
옥수수, 밀, 호밀, 심지어 감자까지도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데
맥아만 사용하는 몰트 위스키와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부류이다.
다른 위스키에 비해 증류를 더 많이 거치기 때문에
고유의 맛과 향은 옅지만 부드럽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디.
싱글몰트 위스키와 같은 개념으로
싱글 그레인 위스키로 분류되는 종류도 있으나,
상품으로 출시하지는 않고 거의 블랜디드 위스키를
제조하기 위한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4) 싱글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
주재료를 100%맥아만 사용하고
단일 증류소에서 생산된 위스키.
보통 위스키를 제조할 때는 여러 개의 증류소에서 나온
원액들을 혼합해서 숙성에 들어가지만
싱글몰트 위스키는 다른 증류소에서 나온 것을 섞지 않고
바로 캐스크에 넣어 숙성에 들어간다.
생산지마다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고
개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지만 생산량이 적어
전체 위스키 시장의 5% 정도만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블렌디드 위스키의 재료가 되기 때문.
5)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Blended Malt Whisky)
2종 이상의 싱글 몰트 위스키를 혼합하여 만든
위스키 예전에는 Pure malt Vatted malt 등으로 불렸으나
폐지되었고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전문 마스터 블렌더에 의해 생산되며 제품에 따라
수십 가지를 혼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6) 블렌디드 위스키(Blended Whisky)
싱글 몰트 위스키와 싱글 그레인 위스키를 혼합하여 만든 것.
싱글 몰트 위스키의 짙은 향과 그레인 위스키의 부드러움이
잘 어우러져 큰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
현재는 위스키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블렌디드 위스키도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와 마찬가지로
마스터 블렌더에 의해 다양한 배합의 제품들이 만들어지며
싱글 몰트 위스키의 비중이 높을수록
고급 위스키로 여긴다고 한다.
7) 아이리시 위스키(Irish Whisky)
아일랜드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로 세계 최초의 위스키.
스코틀랜드에서는 아일랜드에서 치료제의 목적으로
만들었고 사람이 마시고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는 스코틀랜드에서
최초로 만들었기 때문에 스코틀랜드가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때는 수백개에 달하는 위스키 양조장이 운영될 정도로
큰 규모의 산업이었지만 아일랜드 내전을 비롯한 복잡한 정치,
경제적 상황에 의해 양조 산업이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4개의 양조장만 남아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아이리시 위스키는 맥아만 주재료로
사용하고 3회 이상의 전통 재래식 증류 과정을
거쳐 7년 이상 캐스크에서 숙성시킨 것으로
상당히 묵직하고 중후한 맛이 특징이다.
반면, 수출용으로 만들어진 현재의 아이리시 위스키는
맥아를 포함한 다양한 원료를 이용하여
밑술을 만들고 이를 혼합하여 증류, 숙성을 시키기 때문에
타 위스키에 비해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산업이 많이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스키 시장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8) 아메리칸 위스키(America Whisky)
미국에서 생산하는 위스키이며 18세기부터 생산하기 시작했다.
위스키가 만들어지기 전, 미국에서는 초기 유럽 이민자들이
부족한 곡물 대신 과일이나 사탕 수수를 원료로 이용하여
만든 술인 럼이 주류였다.
18세기 후반에 노예무역이 폐지되면서
럼의 입지가 줄고 과잉 생산된 곡물을 술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 시초이다.
당시 위스키는 호밀을 이용하여 만든
라이 위스키(Rye whisky)였으며 펜실베니아 주를
중심으로 다른 주에 전파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독립전쟁 이후 재정이 어려웠던 정부가
과한 주세를 부과하면서 폭동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많은 양조업자들이 켄터키, 테네시 주 등으로
도주하면서 양조를 이어 나가게 되는데
버번 위스키와 테네시 위스키의 탄생이었다.
9) 버번 위스키(Bourbon Whisky)
미국 켄터키 주에서 탄생한 위스키디.
켄터키는 옥수수 농사가 주요 산업이었는데
해마다 옥수수가 과잉생산되었고
잉여 옥수수를 처리할 방법의 일환으로
위스키를 만들었던 것이 시초가 되었다.
버번이라는 이름은
미 독립전쟁 당시 프랑스의 버번왕조가
도움을 준 것을 기념하며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버번 위스키는 미국을 대표하는 위스키의 하나이며
6개의 까다로운 규정에 따라 제조한다고 한다.
1 반드시 미국에서 생산
2 원재료의 51%이상이 옥수수
3 내부를 불에 태운 새 오크통으로 숙성
4 증류 원액의 알코올 도수 80% 이하
5 숙성을 위해 오크통에 담을 때 알코올 도수 62.5% 이하
6 제품으로 출하할 때 알코올 도수 40% 이상
특이한 점은 숙성 기간에 대한 조건이 없다.
그래서 보통 2년 정도 숙성시키고 시중에 나오는데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와는 다르게
버번 위스키는 10년 이상 숙성한 제품이 없다.
그 이유는 켄터키 주가 매우 고온 건조한 곳이라
증발로 소실되는 양이 많기 때문.
버번 위스키는 생산지의 기후와 제조 공정에 의해
특유의 향과 단맛이 매우 강한 편이라고 한다.
10) 테네시 위스키(Tennessee Whisky)
미국 테네시 주에서 생산하며
버번 위스키와 함께 미국 위스키의 양대 산맥이다.
버번 위스키와 비슷한 시기에 탄생하였고
테네시 주의 규정을 준수하여 제조되고 있다.
기본적인 원재료 제한, 숙성 방법, 알코올 도수 제한은
버번 위스키의 규정과 거의 똑같지만 테네시 위스키는
링컨 카운티 라는 독특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증류 원액을 단풍나무로 만든 숯으로 여과하는 작업이 그것이다.
테네시 위스키라는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링컨 카운티를 거친 후에
숙성에 들어가기 때문에
테네시 위스키는 단풍나무의 풍미가 더해지게 된다.
목 넘김이 다소 거칠지만 특유의 향이 매우 강한
매력적인 위스키야 대표적으로 잭 다니엘이 있다.
11) 캐네디언 위스키(Canadian Whisky)
미국의 위스키와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다.
미국에서 독립전쟁이 일어나자 전란을 피해
캐나다로 이주한 이민자들에 의해 제조되었으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그렘이라는
기업이 산업화를 주도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는 틈을 타
급성장을 이루었다.
캐나다의 위스키는
호밀을 주원료로 사용한 라이 위스키와
옥수수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콘 위스키를 원주로 하여
두 가지 원주를 혼합하였을 때,
라이 위스키의 비중이
51% 이상인 것을 캐내디언 위스키로 분류한다.
호밀로 만든 위스키의 강한 향미와
옥수수로 만든 위스키의 가볍고 부드러운 맛이
어우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일본, 인도, 대만이
위스키 산업에 뛰어들어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위스키 제조를 한 적이 있다는데
금방 망해서 현재는 제조하고 있지 않는다고 한다.
4. 토막상식 및 번외
1) 블렌더
블렌더 특유의 풍미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위스키.
이 위스키를 제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바로 블렌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의 품질을
유지함과 동시에 양조장의 명운을 책임질 정도로
매우 중요한 직종이다.
양조장에서는 매번 같은 방법으로 위스키를 생산하지만
숙성 과정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은 원액이라도 매해 맛이 달라진다.
따라서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블렌딩 과정이 필수과정이다.
상당히 미묘하고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주조할 때마다 블렌더가 맛을 보고
배합 비율을 조절한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브랜드에 원료를 공급하는 증류소가
문을 닫을 경우,
블렌더는 그것을 대체하여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찾으러 다닌다고 까지 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권위있는 마스터 블렌더들은
영국에서도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책임이 막중한 직업이기 때문에
이들은 평소에 술과 담배를 일체 입에 대지 않고
카레 같은 향이 강한 음식도 먹지 않는다고 할 정도..
이들은 자신의 비법을
단 한 사람에게만 전수한다고 하는데
이들의 지식은 스코틀랜드에서 500년 넘게
축적된 기밀이기 때문에
모조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한다.
게다가 기밀 유지를 위해
마스터 블렌더가 작업할 때는
모든 직원이 나간 뒤 홀로 진행한다고...
여담으로 마스터 블렌더의 연봉은
위스키 브랜드 회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2) 마시는 방법
위스키는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데
아무래도 알코올 도수가 40%가 넘어가는 독주이기 때문에
잔이 조금씩 따라서 마시는 ‘스트레이트’나
얼음 잔에 마시는 방법인 ‘온더락’
그리고 물이나 우유를 번갈아 마시는 방법인
‘체이서’가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물을 타서 마시는 방법도 있는데 서구권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 중 하나고 위스키 특유의 맛과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 권장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위스키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바에 가서 마셔보는 것을 추천하는데
한번쯤 가서 마셔보고 자신의 취향을
파악한 다음 저렴한 가격으로
집에서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3) 위스키의 나이
흔히 우리가 보는 위스키의 대부분은 이름 뒤에
12년, 15년, 21년 등의 구분이 있다.
바로 캐스크 안에서의 숙성 기간을 의미하는데
말 그대로 12년간, 15년간
그리고 21년간 숙성한 위스키로
이해하면 될 거 같다.
다만 블렌디드 위스키는 숙성 기간이
서로 다른 위스키를 혼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위스키의 숙성 기간 표기는
가장 어린 위스키를 기준으로 표기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12년 숙성 위스키와
21년 숙성 위스키를 혼합하여 제품으로 출시하면
그 제품은 12년 숙성 위스키가 되는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양주를 부를 때 흔히
‘시바스 리갈 12년산’ 등으로
산을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12년에 제조한 것이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시바스 리갈 12년’으로
부르는 것이 옳은 표현.
또한 위스키의 숙성 기간이 높을수록
고급 취급을 받으며 가격이 비싸지만
비싸다고 무조건 맛이 좋은 위스키인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조니 워커는 숙성 기한을 표기하지 않는데
(라벨을 보면 알수 있지만)
이는 마스터 블렌더가 제조 단가를 고려하여
일정 수준의 맛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혹은 일정 기간 이상 오래 숙성되어
숙성 기간 표기가 의미 없는 최고급 제품에
한해서 표기를 하지 않기도 한다.
4) 숙성과 캐스크
위스키 제조에서 제일 중요한 과정은 숙성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재료는 위스키 숙성에
사용하는 캐스크이다.
어떤 캐스크에 얼마나 숙성시키는가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로 변하기 때문인데
위스키의 품질 절반은 캐스크가 결정한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가 긴 양조장에서는 캐스크 확보와 관리에
사활을 거는 경우가 대다수고 아메리칸 위스키를 제외하면
대부분 오래된 캐스크를 선호하고 있다.
오래된 캐스크는 상당히 고가에 거래가 되는데
오래 사용한 것일수록
위스키에 진한 맛과 풍미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의 다각화를 위해 와인 양조장 혹은
다른 위스키 양조장과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정기적으로
캐스크를 맞바꿔서 사용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5) 이발소
옛날 이발소에는 빨간색, 파란색,
그리고 희색이 칠해져 있는 간판이 있는데 정확한 명칭은
‘Barber’s pole’ 이라고 한다.
각 색은 정맥, 동맥, 붕대를 의미하고 있다.
위스키의 원형을 제조하던 아일랜드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앞에서 서술했듯이 아일랜드의 위스키는
치료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위스키의 생산과 유통을
독점한 곳이 이발소 길드였다.
당시 이발사들은 치과와 외과의사를 겸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Barber’s pole을 사용하였고
환자의 마취나 안정을 유도할 목적으로
위스키를 사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아일랜드에서 역사가 긴 바버샵에는
도수가 높은 증류주들이 비치되어 있다고 하니...
5 번외
최근에는 실리콘벨리의 스타트업 기업인 비스포큰 스피리츠에서
생산한 비스포큰 위스키가 선풍적인 이슈였다고 한다.
21년간 오크통에서 숙성시켜야 하는
위스키를 기술력으로
단 5일만에 만들어냈다는데 위스키 업계에서는
이런 위스키는 용납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지만,
비스포큰 위스키의 혁명적인 가격과 맛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비스포큰은 위스키로 편입시켜야 할 것인가?
아니라면 단순한 아류작으로 남아야 할 것인가?
생각은 이 포스트를 보는 본인 판단에 맡기겠다.